자하(子夏)가 말하였다. “어진 이를 어질게 여기되 여색을 좋아함과 바꾸며, 부모를 섬기되 제 힘을 다할 수 있으며, 임금을 섬기되 제 몸을 바칠 수 있으며, 벗과 사귀되 말함에 성실함이 있으면, 비록 아직 배우지 않았다고 말하더라도, 나는 반드시 그가 배웠다고 이를 것이다.”
2
夫仁者는 己欲立而立人하며 己欲達而達人이니라<論語, 雍也第六>
무릇 어진 사람은 자신이 서고자 하면 남을 세우고, 자신이 달성하고자 하면 남을 달성하게 한다.”
〈맹자가〉 말하였다. “왕은 백성이 왕을 아낀다고 여기는 점을 이상히 여기지 마십시오. 작은 〈양〉 으로 큰 소를 바꾸었으니, 저들이 어찌 왕의 뜻을 알겠습니까? 왕이 만약 그 죄가 없으면서도 사지로 나아가는 것을 측은히 여기셨다면, 소, 양을 어찌 택하였습니까? 왕이 웃으며 말하였다. “그게 진실로 무슨 마음이었던가? 내가 그 재물을 아껴서 소를 양으로 바꾼 것이 아니었으나, 당연히 백성은 내가 아낀다 말했겠습니다!”
선왕(宣王)이 물었다. “어떤 사람은 과인(寡人)에게 ‘〈연(燕)나라를〉 차지하지 말라.’ 하고, 어떤 사람은 과인에게 ‘연나라를 차지하라.’ 합니다. 만승(萬乘)의 나라로 만승의 나라를 쳤는데, 오십 일에 연나라를 점거하였으니 사람의 힘으로는 이렇게 〈빨리 점령하는〉 데에 이르지 못합니다. 〈빨리〉 차지하지 않으면 반드시 하늘의 재앙이 있을 것이니, 〈연나라를〉 차지하는 것이 어떠합니까?”
맹자가 대답하였다. “연(燕)나라를 차지하여 연나라 백성이 기뻐하면 연나라를 차지하십시오. 옛날의 사람 중에 이런 일을 행한 사람이 있었으니 무왕(武王)이 그 사람입니다. 연나라를 차지하여 연나라 백성이 기뻐하지 않으면 차지하지 마십시오. 옛날의 사람 중에 이런 일을 행한 사람이 있었으니 문왕(文王)이 그 사람입니다.
옛날에 증자(曾子)가 자양(子襄)에게 이르길, ‘자네는 용(勇)을 좋아하는가? 내가 일찍이 선생님(공자)께 대용(大勇)에 대하여 들었으니, 「스스로 돌이켜서 바르지 않다면 비록 빈천한 사람이라도 내 그를 두려워하지 않겠지만, 스스로 돌이켜서 바르면 비록 천만인이라도 나는 가서 〈대적할〉 것이다.」’ 하셨네.
자공(子貢)이 말하길 ‘그 나라의 예(禮)를 보면 그 나라의 정사를 알 수 있고 그 사람의 음악을 들으면 그 사람의 덕(德)을 알 수 있다. 백 세의 뒤에 말미암아 백 세의 왕을 차등해보니 이 기준을 피할 수 없었으니, 사람이 태어난 이래로 부자와 〈같은 사람은〉 있지 않았다.’ 하였네.
진진(陳臻)이 물었다. “전날에 제(齊)나라에서는 왕이 겸금(兼金) 일백을 주었는데도 받지 않았고, 송(宋)나라에서는 칠십 일(鎰)을 주었는데 받았고, 설(薛)나라에서는 오십 일을 주었는데 받았으니, 전날에 받지 않은 것이 옳다면 오늘날에 받은 것이 잘못일 것이고, 오늘날에 받은 것이 옳다면 전날에 받지 않은 것이 잘못일 것이니, 선생은 반드시 이 중에서 하나에 해당할 것입니다.”
〈맹자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유독 밭을 갈면서 하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대인의 일이 있고 소인의 일이 있다네. 또 한 사람의 몸에 백공이 만든 것이 구비되어야 하니, 만일 반드시 스스로 만든 뒤에 도구를 써야 한다면, 이는 천하의 사람을 몰아서 길로 내보내는 것이네. 그러므로 말하길 ‘어떤이는 마음으로 애를 쓰고 어떤이는 힘으로 애를 쓰니, 마음으로 애쓰는 자는 남을 다스리고, 힘으로 애쓰는 자는 남에게 다스려진다.’ 하였으니, 남에게 다스려지는 자는 남을 먹여주고, 남을 다스리는 자는 남에게서 먹는 것이 천하의 공통된 의리라네.
나는 중국으로 오랑캐를 바꾼다는 것은 들었고, 오랑캐에게 변화된다는 것은 듣지 못하였네. 진량(陳良)은 초(産)나라 태생인데, 주공(周公)과 중니(仲尼)의 도를 좋아하여 북쪽으로 와 중국에서 배웠는데, 북방의 배우는 자들이 어떤 이도 진량을 앞설 수 없었으니, 저 사람은 이른바 호걸의 선비라네. 그대의 형제가 수십 년 진량을 섬기다가 스승(진량)이 죽자 마침내 스승을 배반하였구나!
탕임금이 첫 정벌을 갈(葛)나라부터 시작하여 열 하나의 〈나라를〉 정벌하는데 천하에 대적한 이가 없었네. 〈탕임금이〉 동쪽을 향하여 정벌하면 서쪽 오랑캐가 원망하고, 남쪽을 향하여 정벌하면 북쪽 오랑캐가 원망하며 말하길 ‘어찌 하여 우리를 뒤에 정벌하는가?’ 하였네. 백성이 〈제 나라를〉 정벌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마치 큰 가뭄에 비를 바라는 듯하여, 시장에 모이는 사람이 멈추지 않으며, 김매는 사람이 동요하지 않았네. 〈탕임금이〉 그 〈포악한〉 임금을 주벌하고 그 〈고달픈〉 백성을 위로하니 마치 때에 맞는 비가 내린 듯 백성들이 크게 기뻐하였네. 《서경》 〈중훼지고(仲虺之誥)〉에 이르길 ‘우리 임금을 기다렸는데 임금이 오셨으니 분명 형벌이 없을 것이다.’ 하였네.
〈만장이〉 말하였다. “감히 묻건대, 〈요임금이〉 순을 하늘에 천거하자 하늘이 그를 받아주고, 순을 백성들에게 드러내자 백성들이 그를 받아들인 것은 어째서입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하늘이〉 순에게 제사를 주관하게 하자 온갖 신들이 제사를 흠향하였으니 이는 하늘이 그를 받아 준 것이고, 순에게 일을 주관하게 하자 일이 다스려져서 백성들이 그를 편안하게 여겼으니 이는 백성들이 순을 받아들인 것이네. 하늘이 그에게 주었고 사람이 그에게 주었으니, 그러므로 ‘천자는 천하를 사람에게 줄 수 없다.’고 말한 것이네. 순이 요임금을 도운 것이 스물하고 또 여덟해이니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준 것〉이네. 요임금이 죽자 삼 년의 상을 마치고 순임금이 남하의 남쪽으로 요임금의 아들을 피하였는데 천하의 제후로서 조회하는 자들이 요임금의 아들에게 가지 않고 순임금에게 갔으며, 송사하는 자들이 요임금의 아들에게 가지 않고 순임금에게 갔으며, 칭송하여 노래하는 자들이 요임금의 아들을 칭송하지 않고 순임금을 칭송하였네. 그러므로 ‘하늘의 뜻이다.’ 말한 것이네. 무릇 그런 뒤에야 중원으로 가서 그곳에서 천자의 자리에 오르셨으니, 만약 〈순이〉 요임금의 궁궐에 거처하면서 요임금의 아들을 핍박했다면 이는 찬탈한 것이지 하늘이 준 것이 아니라네.
〈순우곤이〉 말하였다. “옛날에 왕표(王豹)가 기수(淇水)에 거처하자 하서(河西)의 〈사람들이〉 노래를 잘하였고, 면구(綿駒)가 고당(高唐)에 거처하자 제(齊)나라 서쪽 지방 〈사람들이〉 노래를 잘하였고, 화주(華周)와 기량(杞梁)의 아내가 제 남편의 〈상(喪)에〉 곡(哭)을 잘하자 나라의 풍속이 변했습니다. 안에 〈마음이〉 있으면 반드시 밖으로 드러납니다. 그러한 일을 하고서 그러한 공이 없는 사람을 나는 그런 사람을 일찍이 보지 못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이 세상에〉 어진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있다면 내가 반드시 그런 사람을 알았을 것입니다.”
21
君子之守는 修其身而天下平이니라<孟子, 盡心下>
군자가 지키는 것은 자기 몸을 닦음에 천하가 화평해진다.
22
曾晳이 嗜羊棗러니而曾子不忍食羊棗하시니라<孟子, 盡心下>
증석(曾晳)이 대추를 좋아했으므로, 증자(曾子)는 차마 대추를 먹지 못하였다.
23
三十而有室하여 始理男事하며 博學無方하며 孫友視志니라<小學, 立敎第一>
세른 살에 아내를 두어 비로소 남자의 일을 다스리며, 널리 배워 일정한 곳이 없으며, 벗에게 공손하되 뜻을 살핀다.
자하가 말하였다. 현인을 현명하게 여기되 여색을 좋아함과 바꿔 하며, 아버지와 어머니를 섬기되 그 힘을 다할 수 있으며, 임금을 섬기되 그 몸을 바칠 수 있으며, 친구와 사귀되 말함에 신의가 있으면 비록 배우지 않았다고 말하더라도 나는 반드시 (그를) 배웠다고 말할 것이다.
남자와 여자로서 아직 관례를 하지 않았거나 비녀를 꽂지 않은 자는 닭이 처음 울면 모두 세수하고 양치질하며, 빗질을 하고 치포관을 치며, 머리에 먼지를 털며, 뿔모양으로 머리를 묶으며, 향주머니를 매어 모두 향주머니를 차며, 날이 밝으려고 하나 아직 어두운 때에 (부모님을) 뵙고 무엇을 드시고 싶어 하시는 지를 여쭈어서, 만약 이미 드셨으면 물러나오고, 만약 아직 드시지 않으셨으면 나이 많은 사람을 도와서 준비하는 것을 살핀다.
사람이 어릴 때는 부모를 사모하고, 여색을 좋아할 줄 알면 젊고 아름다운 소녀를 사모하고, 처자가 있으면 처자를 사모하고, 벼슬하면 임금을 사모하고, 임금에게 (뜻을) 얻지 못하면 마음이 탄다. 큰 효도는 몸을 마치도록 부모를 사모하니, 오십에도 사모하는 자를 나는 대순에게서 (그것을) 보았다.
만약 어버이의 옛 친구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마땅히 힘을 다하여 초청하여 이르게 하며, 손님을 받들기를 마땅히 힘을 다하여 계획하고 장만하여 힘써 어버이를 기쁘게 하는 것으로 일삼고 집안의 있고 없고를 따져서는 안 된다. 그러나, 또 응당 (그가) 자신이 힘쓰고 힘써 애쓰고 수고로운 것을 알지 않게 해야 하니, 만약 그 함에 쉽지 않음을 보게 되면, 또한 편하지 않을 것이다.”
매양 날이 밝기 전에 일어나 세수하고 머리 빗고 옷 입고 띠를 매고, 부모의 침소로 나아가 기운을 낮추고 목소리를 온화하게 하여 따뜻한지 차가운지 편안한지 아닌지를 묻고, 어두우면 침소로 나아가 그 이부자리를 깔고 그 따뜻한지 서늘한지를 살핀다. 낮 동안 모시고 받듦에 항상 얼굴빛을 즐겁게 하고 용모를 공손히 하여 응대하기를 공손하고 공경히 하고, 좌우로 나아가 봉양함에 그 정성을 극진히 하며, 나가고 들어옴에 반드시 절하고 아뢰며 절하고 뵈어야 한다.
늙은 말의 지혜: 관중과 습붕이 환공을 따라서 고죽국을 정벌하였다. 봄에 갔다가 겨울에 돌아오는데, 헤매다가 길을 잃자, 관중이 말하길, “늙은 말의 지혜를 쓸 만 하다” 하고, 곧 늙은 말을 풀어주고 그것을 따라가서 마침내 길을 찾았다. 산중을 지나는데 물이 없자, 습붕이 말하길, “개미는 겨울에는 산의 양지에 살고, 여름에는 산의 음지에 산다. 개미집이 일촌이면 한 길 깊이에 물이 있습니다” 하고, 곧 땅을 파서, 드디어 물을 얻었다. 관중의 성스러움과 습붕의 지혜로도 그 알지 못하는 것에 이르면, 늙은 말과 개미를 스승삼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데, 지금 사람들은 자기 어리석은 마음으로도 성인의 지혜를 스승삼을 줄 알지 못하니, 또한 잘못이 아니겠는가?
남긴 복숭아의 죄 : 옛날에 미자하는 위나라 군주에게 총애가 있었다. 위나라의 법에 임금의 수레를 몰래 타는 자는 월형의 벌을 내린다. 미자하의 어머니가 병이 들자 세속 사람이 와서 밤중에 미자에게 고하였다. 미자는 임금의 수레를 속여서 타고서 나갔다. 위군이 듣고서 미자를 어질게 여기고서 말하였다. “효성스럽구나! 어머니 때문에 자기 발꿈치가 베일 형벌을 잊었구나.” 다른 날 위군과 함께 과수원을 유람하다가 복숭아를 먹는데, 맛이 달자, 다 먹지 않고 그 반을 위군에게 먹였다. 위군이 말하였다. “나를 사랑하는구나! 자기 입맛을 잊고서 과인에게 먹이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