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씨(季氏)가 사람을 보내 민자건(閔子騫)을 비읍(費邑)의 읍재(邑宰)로 삼으려 하자, 민자건이 〈사자(使者)에게〉 말하였다. “잘 나를 위하여 사양해주시오. 만약 나에게 다시 〈보내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반드시 〈노나라를 떠나 제나라의〉 문수(汶水) 가에 있을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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如用之則吾從先進호리라<論語, 先進第十一>
만일 예악을 쓴다면 나는 선배를 따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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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貢曰 子如不言이시면則小子何述焉이리잇고<論語, 陽貨第十七>
자공이 말하였다. “선생께서 만약 말하지 않으신다면 저희들이 어찌 〈도를〉 전하겠습니까?”
맹자가 대답하여 말하였다. “왕이 전투를 좋아하시니 청하건대 전쟁으로 비유하겠습니다. 둥둥! 북을 두드려서 병기와 칼날이 이미 맞붙은 뒤에 갑옷을 버리고 병기를 끌면서 달아나되, 어떤 이는 백 보 이후에 멈추고 어떤 이는 오십 보 이후에 멈춰서, 오십 보로서 백 보를 비웃는다면 어떠합니까?” 〈왕이〉 말하였다. “옳지 않습니다. 다만 백 보가 아닐 뿐, 이것 또한 달아난 것입니다.” 〈맹자가〉 말하였다. “왕이 만약 이것을 안다면, 백성이 이웃 나라보다 많아지기를 바라지 마십시오.
대답하여 말하길, ‘세상에 돌아가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왕은 저 이삭을 아십니까? 칠팔월의 사이에 가물면 이삭이 마르다가, 하늘이 뭉게뭉게 구름을 만들어, 쏴아! 비를 내리면, 이삭이 쑥쑥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정말 이와 같다면, 누가 싹이 자람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저 천하의 임금 중에 사람 죽이기를 즐기지 않는 자가 없으니, 만약 사람 죽이기를 즐기지 않는 자가 있다면, 세상의 백성이 모두 목을 빼고 그 임금을 바라볼 것이니, 참으로 이와 같다면, 백성이 그 임금에게 돌아가는 것이 물이 아래로 흘러감과 같을 것이니, 성대한 것을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왕이 말하였다. “좋습니다. 〈선생의〉 말씀이.” 〈맹자가〉 말하였다. “왕께서 만약 제 말을 좋게 여긴다면 어찌하여 행하지 않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과인은 병통이 있으니 과인은 재물을 좋아합니다.” 〈맹자가〉 대답하여 말하였다. “옛날에 공류(公劉)가 재물을 좋아하였는데, 시경에 이르길 ‘(생략)〈많은 곡식을〉 노적하고 (생략)창고에 쌓았네. (생략)마른 식량을 싸되, 전대에 〈담고〉 자루에 〈담았네.〉 〈백성을〉 편안케 하여 이로써 〈나라를〉 빛낼 것을 생각하여 활과 화살을 둘러 매고 방패와 창, 도끼와 큰도끼를 〈들고〉 이에 비로소 길을 떠났네.’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집에 있는 자는 노적과 창고〈의 곡식이〉 있고, 행군하는 자는 꾸려 놓은 양식이 있은 뒤에야 이에 비로소 길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왕이 만일 재물을 좋아하시되 백성과 그것을 함께한다면 왕 노릇함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진실로 이 다섯 가지를 행할 수 있다면 이웃 나라의 백성들이 우러러 보기를 마치 부모와 같이할 것이니, 그 자제를 거느리고 그 부모를 공격하는 것은 백성이 생겨난 이래로 해낼 수 있는 자가 있지 않았으니, 이와 같다면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을 것이다.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다면 천명을 받은 관리이니, 그렇게 하고도 왕 노릇하지 못한 자는 그런 자는 있지 않았다.”
제나라 사람이 연나라를 정벌하자, 혹자가 물었다. “ ‘〈선생이〉 제나라에 권하여 연나라를 정벌하게 하였다.’ 하는데, 그런 일이 있습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아니네. 심동이 ‘연나라를 정벌해도 됩니까?’ 묻기에, 내가 질문에 응하여 ‘된다.’고 말하니, 그(심동)가 그래서 연나라를 정벌하였다네. 저 심동이 만일 ‘누가 연나라를 정벌할 수 있습니까?’ 하였다면 장차 그 질문에 응하여 ‘천리(天吏)가 된 자라야 그 나라를 정벌할 수 있다.’고 말했을 것이네. 만일 살인자가 있는데, 어떤 사람이 그에 대해 묻기를 ‘〈살인한〉 사람을 죽여도 됩니까?’ 하면 장차 〈나는〉 그 질문에 응하여 ‘〈죽여도〉 된다.’고 말할 것이니, 저 〈혹자가〉 만약 ‘누가 살인자를 죽일 수 있습니까?’라고 말하였다면 장차 〈나는〉 그 질문에 응하여 ‘사사가 된 자라야 살인자를 죽일 수 있다.’ 말했을 것이네. 지금에는 연나라로서 연나라를 정벌하였으니, 〈내가〉 어찌하여 그 일을 권했겠는가?”
대저 주 땅을 벗어나는데도 왕이 나를 부르지 않으니, 나는 그런 뒤에 호연하게 돌아갈 뜻을 가졌네. 내가 비록 그렇지만 어찌 왕을 저버리겠는가? 왕은 오히려 이 기회로 선정을 행할 수 있으니, 왕이 만약 나를 등용한다면 어찌 단지 제나라 백성만 편안하겠는가? 천하의 백성이 모두 편안하리니, 왕이 행여라도 이 점을 고치시기를 나는 날마다 바란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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且夫枉尺而直尋者는 以利言也니如以利면則枉尋直尺而利라도 亦可爲與아<孟子, 滕文公下>
게다가 ‘한 자를 굽혀서 여덟 자를 펴는 것’은 이익으로 말한 것이네. 만일 이익으로 〈말을〉 한다면, 여덟 자를 굽히고 한 자를 펴서 이롭더라도 또한 행할 수 있겠는가?”
〈맹자가〉 말하였다. “자네가 공인이 〈만든 물건을〉 유통시켜 일의 〈결과물을〉 바꾸어서 남는 것을 부족한 곳에 보충하지 않는다면, 농부는 남는 곡식이 있고 여자는 남은 베가 있을 것이네. 자네가 만일 남는 것을 유통하면, 목공과 수레공이 모두 자네에게 음식을 얻게 될 것이네. 여기에 사람이 있는데, 들어가면 효도하고 나오면 공경하여 선왕의 도를 지켜서 훗날의 학자를 기다리면, 자네에게 음식을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니, 자네는 어찌 목공과 수레공을 높이면서 인의(仁義)를 행하는 사람을 가볍게 여기는가?”
맹자가 말하였다. “중(中)을 〈실천하는 자〉가 중도에 맞지 않는 자를 길러주며, 재주가 있는 자가 재주가 없는 자를 길러준다. 그러므로 사람은 어진 부형이 있는 것을 즐거워한다. 만일 중도에 맞는 자가 중도에 맞지 않는 자를 버리며, 재주가 있는 자가 재주가 없는 자를 버린다면, 어진 자와 어리석은 자의 거리가 그 간격이 한 치도 되지 않을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을 미워하는 까닭은 그들이 천착(穿鑿)하기 때문이니,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우(禹)가 물을 흐르게 한 것처럼 한다면 지혜로운 사람을 미워함이 없을 것이다. 우가 물을 흐르게 한 것은 그 물이 무리함이 없이 〈흐를〉 곳으로 흐르게 한 것이니, 만일 지혜로운 사람도 그 무리함이 없이 〈흐를〉 곳으로 흐르게 한다면 지혜 역시 클 것이다.
만장(萬章)이 물어 말하였다. “《시경(詩經)》에 이르길, ‘아내를 맞이하는 것을 어찌해야 하는가? 반드시 부모에게 고해야 한다.’ 하니, 진실로 이 말대로라면 순(舜)처럼 하지 않는 것이 마땅합니다. 순이 고하지 않고서 장가든 것은 어째서입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고했다면 장가들 수 없었다네. 남녀가 한 집에 사는 것은 사람의 큰 윤리이니, 만약 고했다면 사람의 큰 인륜을 폐지하여 부모를 원망하였을 것이네. 이 때문에 고하지 않은 것이네.”
맹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버드나무의 본성을 잘 따라서 그것으로 나무 그릇을 만듭니까? 장차 버드나무를 해치고 난 뒤에 그것으로 나무 그릇을 만들 것이니, 만약 장차 버드나무를 해쳐서 그것으로 나무 그릇을 만든다면 또한 장차 사람을 해쳐서 인과 의를 행한다는 것입니까? 천하의 사람을 몰아서 인과 의를 해치는 것은 반드시 그대의 말일 것입니다.”
학문하는 사람은 한결같이 도를 향하여 외부의 사물이 이기는 바가 되어선 안 되니, 외부의 사물이 바르지 못한 것을 응당 일체 마음에 머물게 하지 말아서 마을 사람들이 모인 곳에 만일 장기, 바둑, 주사위 놀이 등의 놀이를 벌여 놓았으면 응당 눈을 붙이지 말아서 뒷걸음질 쳐서 (몸을) 이끌어 물러나고, 만일 광대와 기생이 노래와 춤을 하는 것을 만나면 반드시 모름지기 피하여 떠나야 하고, 만일 마을 안의 큰 모임을 만나 혹시 존귀하고 나이 많은 이가 억지로 만류하여 피하고 물러갈 수 없으면 비록 자리에 있더라도 용모를 단정히 하고 마음을 맑게 하여 간사한 소리와 음란한 색이 나를 침범함이 있게 안 된다.
오늘날에 예를 아는 집안들이 대부분 장례 지낸 뒤에 반혼하니, 이는 진실로 바른 예인데, 단지 당시 사람들이 흉내만 내어 마침내 여묘의 풍속을 없애고 반혼한 뒤에 각자 그 집으로 돌아와 처자와 함께 거처하여 예에 금기가 크게 무너지니, 매우 한심스럽다. 무릇 어버이를 잃은 자는 스스로 하나하나 예를 따를 것을 헤아려 조금도 이지러지고 모자람이 없다면 마땅히 예를 따라 반혼할 것이고, 만일 혹 그렇지 못하면 마땅히 옛 풍속을 따라 여묘함이 옳다.
증자가 말하였다. 사람이 스스로 (정성을) 다하는 자가 있지 않으나, 반드시 (생략)어버이 상일 것이다. 죽은 이를 보내는 것은 어버이를 섬기는 큰 예절이니, 여기에 그 정성을 쓰지 않는다면 어디에 그 정성을 쓰겠는가? 옛날에 소련과 대련은 거상을 잘하여 삼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석 달을 태만하지 않았고, 일 년간 슬퍼하였고, 삼 년간 근심하였으니, 이것이 거상하는 법칙이다. 효성이 지극한 자는 힘쓰지 않아도 능하지만, 만약 미치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힘써서 (그것을) 따름이 옳다.
사람 중에 나를 헐뜯고 비방하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돌이켜서 스스로 살펴야 한다. 만약 나에게 실제로 헐뜯을 만 한 는 행실이 있다면, 스스로 꾸짖고 안으로 책하여 잘못 고치지를 꺼리지 않는다. 만약 나의 잘못이 매우 작은데도 더하고 넓히고 보태어 말한만약 다면 저 사람의 말이 비록 지나치지만, 나에게 실제로 비방을 받을만한 실마리가 있는 것이니, 또한 마땅히 전날의 잘못을 깎고 제거하여 털끝만큼도 남겨두지 않는다. 만약 나에게 본래 허물이 없는데도 거짓말을 날조했다면, 이것은 망령된 사람에 지나지 않을 뿐이니, 망령된 사람과 어찌 거짓과 진실을 따질 수 있겠는가? 또 저 사람의 거짓된 훼방은 바람이 귀를 지나가고 구름이 허공을 지나가는 것과 같으니 나에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무릇 이와 같다면 곧 훼방이 올 때 (허물이) 있으면 (그것을) 고치고, (허물이) 없으면 더욱 힘쓴다면, 나에게 유익하지 않은 경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