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어버이 섬김에 대한 글: 무릇 사람들이 어버이에게 마땅히 효도해야 함을 알지 못하는 자가 없지만 효도하는 자는 매우 드무니, 부모의 은혜를 깊이 알지 못함으로 말미암은 까닭이다. 《시경(詩經)》에 이르지 않았던가? ‘아버지는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는 나를 기르시니, 그 은덕을 갚고자 한다면 하늘 같아 다함이 없다.’고. 자식이 생명을 받을 적에 생명과 몸은 모두 어버이가 남겨 주신 것이다. 숨 쉬며 내쉬고 들이쉬는 때에 혈기와 맥박이 서로 통하니, 이 몸은 내 사유물이 아니고, 바로 부모가 남겨 주신 기운이다.
여덟째. 집에 거처하는 법: 무릇 집에 머물 때는 마땅히 삼가 예법을 지켜서 처자와 집안 식구를 거느려야 하니, 그들에게 직책을 나누어주고 그들에게 일을 맡겨서 그 일의 성공을 요구하고, 씀씀이의 단위를 줄여서 수입을 헤아려서 지출하고, 집의 재산을 헤아려서, 윗사람과 아랫사람에게 옷, 음식과 길한 일, 흉한 일의 비용을 지급하되, 모두 품절이 있되 균일하지 않음이 없게하며, 쓸데없는 비용을 줄이고 사치와 호화로움을 금지하여, 항상 반드시 여분을 약간 남겨두어서 뜻밖의 일에 대비해야 한다.
내가 보니, 이름난 가문과 귀한 종족은 조상과 선조의 충성과 효도와 부지런함과 검소함을 말미암아 그것으로 (그것을) 이루고 세우지 않음이 없었고, 자식과 손자의 완악함과 경솔함과 사치함과 오만함을 말미암아 그것으로 (그것을) 엎고 실추하지 않음이 없었다. 이루고 세우는 어려움은 마치 하늘을 오름과 같고, 엎고 실추하는 쉬움은 마치 터럭을 태움과 같다. (그것을) 말을 함에 마음이 아프니, 너희는 마땅히 뼈에 새겨야 한다.”
사마온공이 말했다. “무릇 집안의 어른이 되어서는 반드시 삼가 예와 법을 지켜서 그것으로 여러 자식과 동생 및 집안의 무리를 다스려야 한다. (그들에게) 직임으로 나누어 주고 (그들에게) 일로 주어 그 공을 이룸을 책임지우며, 재물 쓰임의 절도를 제정하여 수입을 헤아려 그것으로 지출을 삼으며, 집안의 있고 없음에 맞추어 그것으로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옷과 음식 및 좋은 일과 흉한 일의 비용을 지급하되, 모두 등급과 절도가 있어서 고르고 일정하지 않음이 없게 하며, 쓸데없는 비용을 제재하여 줄이며, 사치스럽고 화려함을 금하고 막아서, 항상 모름지기 조금 여유 있고 넉넉함을 남겨두어 그것으로 헤아리지 못한 것에 대비해야 한다.”
8
轉客下邳하여 貧窮裸跣하여 行傭以共母하되 便身之物이莫不畢給이러라<小學, 善行第六>
하비에 전전하며 나그네가 되었는데, 빈궁하여 옷을 벗고 발을 벗어 품팔이를 다니면서 어머니를 공양하였으나 (어머니의) 몸을 편안하게 하는 물건이 모두 넉넉하지 않음이 없었다.
이 때에 하후문녕은 양나라의 재상이 되었는데, 그가 젊은 나이에 절개 지키는 것을 가엽게 여기고 또 조씨 중에 (살아)남은 사람이 없어서 그의 뜻이 막히기를 기대하여, 마침내 가만히 사람으로 하여금 (그에게) 풍자하게 하였다. 영녀가 탄식하고 또 울면서 말하였다. “나 또한 (그것을) 생각해보니 (그것을) 허락하는 것이 옳겠다.” (친정) 집에서는 이것을 믿고서 (그를) 방비하기를 조금 게을리 하였다. 영녀가 이에 몰래 침실로 들어가서 칼로 코를 베고는 이불을 덮고 누워있었다. 그 어머니가 불러서 함께 말하는데도 반응하지 않자 이불을 열어서 (그를) 보니 피가 흘러서 침상과 자리에 가득하였다. 온 집안이 놀라고 두려워하여 가서 (그것을) 보고는 코가 찡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소경이 남청하태수에 제수되었는데, 백성 중에 을보명 형제가 있었는데, 토지를 다투어 여러 해 동안 판결하지 못하여 각각 서로 증인을 끌어서 마침내 (증인이) 백 명에 이르렀다. 소경이 보명 형제를 불러 (그들을) 말하였다. 타이르며 천하에서 얻기 어려운 것은 형제이고 구하기 쉬운 것은 토지이다. 가령 토지를 얻었더라도 형제의 마음을 잃으면 어찌하겠는가?” 인하여서 눈물을 떨구자 여러 증인도 눈물 흘리며 울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보명 형제가 머리를 조아리고 밖으로 나가 다시 생각해볼 것을 청하였다. 나누어 따로 산 지 10년 만에 마침내 돌아와 같이 살았다.
나중에 형주자사가 되었는데, 황간의 성품이 총명하고 명민하여 관리의 직무에 부지런하였으며 공손하면서도 예에 가까우며 인륜을 좋아하였다. 종일 무릎을 모으고 꿇고 앉았다. 곤외에 일이 많아서 천 가지 일 만 가지 일이었는데, 빠트리거나 새는 것이 있지 않았고 멀고 가까운 곳에서 온 편지와 글을 손수 답하지 않은 적이 없었고, 붓과 문장이 흐르듯 하여 일찍이 막힌 적이 없었고, 소원하는 사람을 끌어 접견하되, 문에 정체된 손님이 없었다.
12
孟子曰 君仁이면莫不仁이요 君義면莫不義니라<四書독해첩경, 孟子>
맹자가 말하였다. “임금이 인(仁)하면 인하지 않은 자가 없고, 임금이 의(義)로우면 의롭지 않은 자가 없다.”
《대학》이라는 책은 옛날의 태학(太學)에서 사람을 가르치던 방법에 관한 것[책]이었다. 대개 하늘이 사람을 내릴 때부터 곧 이미 그들에게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성품을 부여하지 않음이 없었다. 그러나 그 부여받은 기질이 항상 고를 수 없다. 이 때문에 모두가 제 본성이 〈본래부터〉 가진 바(인의예지)를 알아서 그 본성을 온전하게 할 방법이 있을 수 없었다.
〈하(夏)·은(殷)·주(周)〉 삼대가 융성했을 때 그 〈교육의〉 방법이 점차 갖추어지자, 그런 뒤로는 천자의 궁과 왕의 도읍으로부터 여항에 이르기까지 학교를 두지 않은 곳이 없었다. 사람이 태어나 8세가 되면 〈신분이 높은〉 왕공으로부터 이하로 〈여항의〉 서인의 자제에 이르기까지 모두 소학(小學)에 입학시켜서 그들에게 물뿌리고 쓸며, 호응하고 대답하며, 나아가고 물러나는 예절과 예법·음악·활쏘기·말몰기·육서법(六書法)·셈하기의 문(文)을 가르쳤다.
〈공자의 제자〉 삼 천의 무리가 대개 그 말을 듣지 못한 이가 없었겠지만, 증자가 전수한 것이 홀로 그 종지(宗旨)를 얻었다. 이에 전의(傳義)를 지어서 그 뜻을 드러내었다. 〈그런데〉 맹자가 죽고 그 전해줄 사람이 없어지게 되어(됨에 미쳐)서는 그 책은 비록 남아 있으나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윗사람이 예(禮)를 좋아하면 백성이 감히 공경하지 않음이 없고, 윗사람이 의(義)를 좋아하면 백성이 감히 복종하지 않음이 없고, 윗사람이 신(信)을 좋아하면 백성이 감히 진실한 마음을 쓰지 않음이 없으니, 무릇 이와 같다면 사방의 백성이 제 아이를 포대기에 업고서 올 것이니, 어디에 농사일을 쓰겠는가?”
자공(子貢)이 말하였다. “문왕(文王)과 무왕(武王)의 도가 아직 땅에 떨어지지 않아서 사람들에게 남아 있습니다. 현명한 자는 그 중에 큰 것을 기억하고 현명하지 못한 자는 그 중에 작은 것을 기억하여, 문왕과 무왕의 도가 있지 않은 곳이 없으니, 선생이 어디에서 배우지 않았겠으며, 또한 어찌 일정한 스승이 있었겠습니까?”
대답하여 말하길, ‘세상에 돌아가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왕은 저 이삭을 아십니까? 칠팔월의 사이에 가물면 이삭이 마르다가, 하늘이 뭉게뭉게 구름을 만들어, 쏴아! 비를 내리면, 이삭이 쑥쑥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정말 이와 같다면, 누가 싹이 자람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저 천하의 임금 중에 사람 죽이기를 즐기지 않는 자가 없으니, 만약 사람 죽이기를 즐기지 않는 자가 있다면, 세상의 백성이 모두 목을 빼고 그 임금을 바라볼 것이니, 참으로 이와 같다면, 백성이 그 임금에게 돌아가는 것이 물이 아래로 흘러감과 같을 것이니, 성대한 것을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맹자가 말하였다. “〈군주가 등용한〉 사람을 〈군주와〉 더불어 탓할 수 없으며, 〈군주의〉 정사를 비난할 수 없다. 오직 대인만이 군주 마음의 그릇됨을 바로잡을 수 있으니, 군주가 어질면 어질지 않은 〈사람이〉 없고, 군주가 의로우면 의롭지 않은 〈사람이〉 없고, 군주가 바르면 바르지 않은 〈사람이〉 없으니, 한 번 군주를 바르게 하면 나라가 안정된다.”
21
孟子曰 君仁이면莫不仁이요 君義면莫不義니라<孟子, 離婁下>
맹자가 말하였다. “임금이 인(仁)하면 인하지 않은 자가 없고, 임금이 의(義)로우면 의롭지 않은 자가 없다.”
맹자가 말하였다. “성인(聖人)은 백 대의 스승이니, 백이(伯夷)와 유하혜(柳下惠)가 그 사람이다. 그러므로 백이의 풍도(風度)를 들은 자는 욕심 많은 자가 청렴해지고 나약한 자가 뜻을 세우는 일이 있게 된다. 유하혜의 풍도를 들은 자는 각박한 자가 돈독해지고 천박한 자가 너그러워진다. 백 대의 앞에서 분발하면 백 대의 뒤에 〈풍도를〉 들은 자가 흥기하지 않는 이가 없으니, 성인이 아니고서 이와 같을 수 있겠는가? 더구나 〈성인에게〉 직접 배운 사람에 있어서랴!”
이 때문에 명성(名聲)이 중국에 넘쳐 흘러서 오랑캐까지 널리 미쳐서, 배와 수레가 이르는 곳과 사람의 힘이 통하는 곳과 하늘이 덮어 주는 곳과 땅이 실어 주는 곳과 해와 달이 비춰주는 곳과 서리와 이슬이 내리는 곳에, 모든 혈기를 가진 것이 존경하고 친애하지 않음이 없다. 그러므로 이르길 ‘하늘에 필적한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이 〈사사로운〉 형기를 가지지 않은 이가 없는 까닭에 비록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인심이 없을 수 없고, 또한, 이 〈바른〉 성명을 가지지 않은 이가 없는 까닭에 비록 가장 어리석은 자라도 도심이 없을 수 없다. 〈인심과 도심의〉 두 가지가 짧은 순간의 사이에 섞여있는데도 그것을 다스릴 방법을 알지 못한다면, 위태한 것은 더욱 위태로워지고 은미한 것은 더욱 은미해져서 공정한 천리가 끝내 저 사사로운 인욕을 이겨낼 수 없을 것이다.